빨간 마후라 출신 스타트업, 초경량·초저가 ‘골판지 드론’ 국내 첫 개발
3㎏ 탑재 · 100㎞ 이상 비행
고등훈련기 개발과 전투기 조종사 양성에 평생을 바쳐온 60대 전직 빨간 마후라들이 국내 최초의 ‘골판지 드론’ 개발에 성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전 소재 고정익 드론 스타트업인 ㈜대영M&S(대표 이희우)는 초경량·초저가를 실현한 혁신적 성능의 ‘폼보드 드론’을 최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폼보드 드론은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크게 부각됐던 ‘골판지 드론’과 유사한 형태로 대당 가격이 기존 카본 재질 드론의 10분의 1 수준인 500만 원 이하의 초저가 드론임에도 3㎏의 약품이나 폭탄을 탑재하고 100㎞ 이상을 비행할 수 있다. 왁스 처리한 골판지를 접어 만든 대당 3500달러(약 460만 원)짜리 저가 드론은 최근 러·우 전쟁에서 위력을 발휘한 바 있다.
이번에 개발된 드론은 주문 제작된 특수 골판지와 폼보드를 항공역학적 설계를 바탕으로 조립한 제품으로 무게가 2.5㎏에 불과하다. 골판지가 갖고 있는 강도 상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설계와 꼬리 날개가 없는 구조에서 비행 안정성 확보가 난제였지만 이를 해결했다. 적재함 내부에 자동항법장치와 리튬 배터리 등이 들어있고 항재밍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다. 현재 탑재 중량은 3㎏이지만 드론 크기를 늘리면 탑재 중량은 최대 5㎏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기존 드론은 탑재량이 자기 중량의 20% 이내지만 골판지 드론은 100% 이상 수준이다.
공군 준장 출신의 이희우(67) 대표는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항공공학 박사 출신으로 국산 고등훈련기 T-50 개발에 참여했었고, 한국종이비행기협회장 등을 지낸 바 있는 ‘빨간 마후라’ 출신이다. 같은 회사에 몸담고 있는 김병산(67) 비행교수 역시 이 대표와 공사 동기로, 공사에서 전투기 조종사와 블랙이글 탑건을 양성한 바 있다. 이 대표는 11년 전 대전에 고정익 드론 기업인 케바드론을 창업해 운영하다 최근 드론용역솔루션 기업인 대영드론과 합병을 완료했다.
이 대표는 “의약품 등의 중거리 배송뿐 아니라 탄두 탑재 등을 통해 자폭 드론으로 활용 가능성이 크고, 중량 및 순항거리 확대를 위한 개발 노력을 지속해 우리 군의 드론 전력 증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